전기사용신청을 위해, 전기사용변경신청을 위해 많은 고객이 한전을 찾는다. 이들이 지사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 바로 창구를 지키는 직원들이다. 밝은 얼굴로 고객을 응대하고, 그들의 필요를 가장 먼저 들어주는 사람. 가볍지 않은 무게를 지닌 창구를 20년째 지키는 류순아 과장과 10월호 표지 촬영을 함께했다.

언제든 찾아올 준비가 되어 있는 행운들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어요.” 표지모델 제안을 받고 처음 든 생각이라고 한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고. 수려한 지난 호 모델들을 보고 잠깐 자신감을 잃을 뻔했지만,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행운 같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저를 표지모델로 선정하신 건 정말 탁월한 선택입니다. 축하드려요.”
서로에게 행운 같은 만남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전을 접하는 최초의 문을 여는 사람들
류순아 과장은 창구에서 영업일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고객 접점부서에서 업무를 하다 보니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악성 민원은 힘이 든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 어떤 민원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다고.
하지만 악성 민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민원을 해결하고 그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받을 때도 많다.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는 고객의 한마디가 100가지의 악성 민원을 덮어버리는 마법같은 순간이 찾아오곤 한다. 행복과 자부심이 충만해지는 시간들이다.
긴 시간 동안 창구 근무를 하면서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자신에게서 나온다. 아들이 세상에서 누굴 제일 사랑하냐고 물으면 항상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해”라고 답한다는 류순아 과장. 사랑하는 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일했다고 한다.
어느덧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나이가 되었지만, 당연하게도 후배들에게 업무를 떠넘기지 않는다. 직장인이 자신의 업무를 충실하게 해내는 건 기본인데 이를 지키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관계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 동료 모두를 위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 처음 시작은 이렇듯 중요하고 또 어렵다. 고객을 어떻게 응대하느냐에 따라 잘 풀릴 수도, 악성 민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첫 단추를 위해 지금이 시간에도 창구를 지키는 직원들에게 조용한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