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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향기 입은 꽃이 되다
대구본부 사우들의 화훼 왁스 타블렛 만들기

설렘과 걱정으로 가득한 입학식과 졸업식, 일생일대의 화려한 결혼식, 사랑하는 연인과의 기념일, 둘도 없는 가족이 태어난 생일 등 중요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하나 있다. 바로 꽃다발이다. 그리고 이쯤에서 질문 하나. 쓸모가 다한 꽃다발은 어떻게 될까? 이를 재활용하는 이는 없을 테니 당연히 버려지는 게 정해진 수순이다. 특수 공법으로 건조한 꽃을 업사이클해 일상으로 들여온 이들이 있다. 대구본부 전력사업처 구지연 대리와 조유영 대리, 서대구지사 김지호 사원과 박예솔 사원이다.

숨겨진 환경오염의 원인, 생화

소소한 일상의 이벤트를 주는 생화. 자연에서 얻었기에 어떠한 환경오염 없이 자연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크나큰 오해다. 생화를 운송하는 과정과 폐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 혹은 수출하는 꽃이라면 온실가스가 더 많이 발생한다. 이때의 경우 긴 배송거리 때문에 운송되는 꽃 중 45%가 시들어 폐기되기도 하는데, 화훼폐기물은 분리배출이 아닌 일반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 후 매립되고 있다. 이때 화훼폐기물의 미생물로 인해 온실가스인 메탄이 발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화를 아름답게 유지하기 위해 흔히 살충제를 뿌리는데, 이 때문에 화훼폐기물을 강이나 호수에 버리면 분해 과정에서 살충제가 퍼져 나와 수중 생태계를 위협한다. 누가 생화를 강이나 호수에 버리느냐고 의아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인도가 있다. 행사에 꽃을 많이 사용하기로 유명한 인도는 사용한 꽃을 갠지스강에 버리는 문화가 있다. 그 결과 매년 800만 톤의 꽃이 강에 버려지며, 이는 인도의 전체 강 오염원에서 16%를 차지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화 등 화훼폐기물의 가장 큰 단점은 ‘일회성’에 있다. 오늘 하루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로 딱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생화는 재활용 한다는 개념도 없어 숨겨진 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특수 공법으로 특수하게 말린 꽃

꽃처럼 화사한 대구본부 4인방이 한국업사이클센터를 찾았다. 오늘의 업사이클 체험은 말린 생화로 왁스타블렛을 만드는 것이다. 왁스타블렛이란 캔들 왁스로 만드는 단단한 방향제로, 습기가 강해 화장실에 사용하기 좋으며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드라이플라워 왁스타블렛의 특이한 점은 생화를 보통의 드라이플라워처럼 자연 건조시키지 않고 특수한 공법으로 1년 전에 건조시켰다는 점이다. 드라이플라워는 건조할수록 색이 바래질 뿐더러 꽃이나 잎이 안으로 말리거나 쪼그라드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특수 공법은 그런 단점 없이 생화의 모양이나 색을 그대로 보존한 채건조한다는 장점이 있다.
특수 공법으로 건조된 다양한 꽃과 잎이 펼쳐진 테이블에 앉자 시향지가 주어졌다. 왁스타블렛이 머금을 향기를 선택하는 게 첫 번째 순위이기 때문이다. 의외로 향기에 관한 취향이 확고한 네 사람은 빠르게 5가지 향기 중 제 맘에 쏙 드는 것을 골랐다.
곧 드라이플라워로 왁스타블렛을 꾸미는 본격적인 과정에 돌입한 네사람. 향은 쉽게 골랐지만, 이 과정은 시간이 꽤 걸렸다. 어떤 모양의 어떤 색을 가진 꽃을 어떻게 배치하고, 또 어떤 모양의 입으로 여백을 채우는지에 따라 왁스타블렛의 인상이 확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벤트가 일상과 조화된 순간

“나는 미적 감각이 진짜 없는데. 큰일이네.” 박예솔 사원이 걱정을 한가득 담아 말하자 여기저기서 “나도”라며 공감을 표했다. 도무지 꽃과 잎을 어떻게 배치해야 예쁠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박예솔 사원이 강사에게 SOS를 쳤다. 강사의 팁은 간단했다. ‘메인 꽃’을 먼저 고를 것. 이후 메인을 돋보여줄 서브 아이템을 골라가며 배치한다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단다.
이에 너 나 할 것 없이 메인이 될 꽃을 선택했다. 구지연 대리는 화사한 노란 꽃을, 조유영 대리는 수줍음을 머금은 분홍 꽃을, 박예솔 사원은 순도 높은 하얀 꽃을, 김지호 사원은 활달해 보이는 진분홍 꽃을 골랐다. 서브 아이템도 그에 어울리는 꽃과 잎을 하나하나 선택해 나가다 보니 벌써 40분이 훌쩍 지났다. 긴 고민 끝에 배열을 모두 마친 이들이 뜨겁게 달궈진 왁스에 향수 액상을 넣은 컵을 받아 잘 섞이도록 휘저으며 담소를 나눴다.
남은 과정은 왁스를 틀에 붓고 그 위에 배열했던 대로 꽃과 잎 등 을 조심스레 올려놓는 것뿐. 가외부터 하얗게 굳어가는 왁스를 매초 체크하며 핀셋으로 꽃과 잎을 하나씩 올렸다. 일상의 이벤트를 더욱 빛내주는 생화가 드라이플라워 왁스타블렛으로 태어나는 순간, 모두의 눈빛이 만개한 꽃처럼 더없이 반짝였다. 간혹 찾아오는 이벤트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평화로운 일상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일상과 조화를 이룬 오늘의 시간이 은은한 향기로 마음속에 깊이 남았기를 바란다.

TIP

간단! 간편!
드라이플라워 방향제 만들기

준비물 : 드라이플라워, 지퍼백 또는 비닐봉지, 에센셜 오일, 소금, 리넨 주머니

① 바짝 말린 드라이플라워에서 꽃잎만 떼어 줍니다.
② 꽃잎을 지퍼백 또는 비닐봉지에 바스러지지 않게 담아줍니다.
③ 마음에 드는 에센셜 오일과 약간의 소금을 꽃잎에 뿌려서 섞어줍니다.
④ 반나절 정도 에센셜 오일 향이 스며들기를 기다립니다.
⑤ 리넨 주머니에 말린 꽃잎을 넣으면 방향제 완성!

mini interview

구지연 대리

대구본부 전력사업저

업사이클을 처음 체험해보았는데, 꽃을 새활용해서 왁스타블렛으로 만든다는 관점이 신선했습니다. 게다가 1년 전에 특수 공법으로 건조시킨 꽃이라고 해서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요즘 꽃 선물이 많아진 만큼 이런 방식으로 업사이클한다면 환경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예솔 사원

서대구지사

드라이플라워와 달리 색의 채도도 그렇고 모양도 그렇고 거의 생화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특수 건조 기법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왁스타블렛의 활용도가 높은 만큼 다양한 장소에 쓰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돼요.

김지호 사원

서대구지사

버려졌을 꽃들을 업사이클링해서 왁스타블렛으로 만든다는 의의가 상당히 좋았어요. 지속가능한 환경에 저 역시 동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조화만 환경을 오염시키는 줄 알았는데, 생화도 환경오염에 일조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놀라웠습니다.

조유영 대리

대구본부 전력사업처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공방 체험이 아닌 새활용을 통한 업사이클을 체험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꽃들로 왁스타블렛을 만들어서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또한, 매일 민원업무 하다가 이렇게 리프레쉬하니 환기가 되고 좋았습니다.

강초희 사진김정호